블로그 이미지
한 잔의 쇼콜라쇼에 파리를 담다
isygo

Notice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total
  • today
  • yesterday

'우듬지'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0.11.24 파리의 사랑, 뉴욕의 열정
  2. 2010.11.13 잊어버립시다
  3. 2010.11.12 Beer time!
  4. 2010.10.19 ::: Le Flore en L'Isle :::
  5. 2010.10.09 One sleepy night 2
  6. 2010.10.08 <빠진 원고 002> 히야신스
2010. 11. 24. 23:23 Everyday Paris
파리에 있었을 때.. 사랑을 했어야 했다.
파리는 사랑을 해야하는 도시인가보다..
파리에서 찍었던 사진들과 뉴욕에서 찍었던 사진들이, 이미령씨의 글과 어우러져 또 다른 책으로 나왔다.
그녀는 파리에서 사랑을 했고, 뉴욕에서 또 다른 새로운 인생(새로운 남자가 아니라, 그 남자랑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파리에서.. 사랑을 했더라면.. 나는 어떤 사랑을 했을까.
이제까지와는 다른 사랑을 했을거라는 생각은 든다. 자연스럽고, 자유롭고, 부담은 없고, 신뢰가 있고, 뜨거운 마음이 있고, 열정이 있고, 같이 있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의 열렬함도 있고... 하지만 어쩌면.. 지독한 후유증이 생겼을지도 모르지..  술먹으며 잡생각.중이다.
사랑을 했던가. 사랑을 받았던가. 사랑을 주었던가. 사랑을 원했던가...
남들은 참 쉽게 하는게 나는 왜 이렇게 어려운걸까? 예전에 술먹고 친구에게 했던 말이 떠올라 또 혼자 웃는다.  
이제 막 읽기 시작했지만... 재밌다. 그리고 저 사진들을 찍었을때의 내 감정과 느낌도 그대로 비쳐져서... 두 도시가 그리워졌다.

이 사진을 찍었을때가 기억난다...
아마도... 퀼르니 미술관에 갔다가 오면서였던거 같은데..  저 건널목 맞은편의 골목으로 쏙 들어가면 내가 살았던 집이 있었다. 비까지 내려 날도 추웠던 저녁이었는데... 신호등 앞에 있던 저 둘이 갑자기 키스를 하기 시작.. .
다른데 찍는척(이때는 광각렌즈가 참 좋다)하면서 셔터를 눌러댔다. 그리고 카메라를 내리면서 늘 다른곳을 보면서 카메라 액정을 들여다보기. ㅎㅎ.  그때,, 신호가 바뀌자마자 그들을 제치고 건너며 속으로 외쳤었다.
야야야.. 연애는 집에가서 하라고!!!  

'Everyday Par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로!  (0) 2011.01.13
Happy New Year @ 2011  (0) 2011.01.12
<버스 정류장> 어느 비오는 날...  (0) 2010.11.16
Beer time!  (0) 2010.11.12
파리의 카페  (2) 2010.11.08
posted by isygo
2010. 11. 13. 00:57 65% Paris



꽃을 잊듯이 잊어버립시다.
한때 훨훨 타오르던 불꽃을 잊듯이
영영 잊어버립시다.
세월은 고마운 벗, 세월따라 우리도 늙는답니다.

그 누가 묻거들랑 이렇게 대답하시구료,
'그건 벌써 오래 전에 잊었습니다.
꽃처럼, 불꽃처럼, 그 옛날에 잊혀진 눈 속에
꺼져 버린 발자국처럼 잊었습니다.'

- by S. 티이즈데일

파리에서 감기기운은 늘 돌았지만 나름 열심히 미리 대비하고 있어서 그런지 감기에 딱. 걸린적은 없었다.
근 몇달동안 늘 감기에 걸리면 목감기로 끙끙거리다가 낫곤 했는데 왠일로 지독한 코감기에 걸렸다.
이틀 내내, 꽉 막힌 코 때문에 머리가 띵하고, 줄줄 쉴새없이 흐르는 콧물(게다가 누렇기까지 하다)에 하루 한통 휴지를 쓴다. 왜 하필, 목감기 기침감기 코감기 몸살감기중에서 제일 추접한 감기에 걸려버린걸까.. -0-
뭘 해도 아픈티로 안보이고, 지저분한 걸로만 보인다. -_- 끙.
파리에서 만났던 그 깜짝 선물을 생각할 때마다 그 날 아침(새벽)에 머리와 어깨위, 그리고 갓 사들고 나왔던 바게뜨 빵위로 쏟아지던 작은 육각형 결정체들이 눈 앞에서 춤을 추며 지나간다... 
 



'65% Par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let it snow!  (1) 2010.12.28
<오베르 쉬르 우아즈> 닥터 가쉐의 집 1  (0) 2010.11.23
알렉상드르 3세 다리  (0) 2010.11.07
몽마르뜨 언덕 뒤에는...  (0) 2010.11.02
그와 그녀의 오후  (0) 2010.10.26
posted by isygo
2010. 11. 12. 00:12 Everyday Paris
냉장고가 없던 방에서 맥주를 가장 시원하게 보관하는 방법은... 바로 창밖에 내놓는것!!!
사실 우리나라처럼 매섭게 추운 날씨가 아니라서 그닥 시원해지진 않지만.. 그래도 뜨뜨미지근한 맥주만큼 소변스러운(말장난)것도 없으니까 일단 이쯤에서 만족한다..  ^^  파리있으면서 제일 많이 마셨던 맥주- Leffe~


'Everyday Par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리의 사랑, 뉴욕의 열정  (0) 2010.11.24
<버스 정류장> 어느 비오는 날...  (0) 2010.11.16
파리의 카페  (2) 2010.11.08
파리의 첫눈  (0) 2010.10.27
Lucky's House- my sweet room  (0) 2010.10.23
posted by isygo
2010. 10. 19. 22:17 Chocolat Chaud in Paris
선배가 알려줬던- 그 카페.
여름에 결국 잘못된 판단으로 맞은편 집으로 가버렸었기에, 겨울에 왔을때는 주저없이 저 문을 열고 들어섰다.
우아하게 야외테라스에 앉아 마시고 싶었지만, 불어오는 시린 강바람에 코가 빨개지고 콧물이 나와서 안으로 들어 설 수 밖에 없었다.
맛은 사실... 소소... 였지만, 뜨거운 우유가 담겨 나온 저 오래된 은색 병이 너무 가지고 싶었다. 잔기스들마저 사랑스러웠던 병. ^^
식당안에는 식사중인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혼자 오도카니 앉아 쇼콜라쇼를 마시는 나를 다들 흘끔거리며 쳐다보느라 그들도 바빴을게다. ^^


42 Quai Orléans
75004 Paris, France
01 43 29 88 27

- 노틀담 성당을 지나 생루이 다리를 건너면 바로 오른쪽으로 보인다.

'Chocolat Chaud in Par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Cafe Rotonde and Cafe Select  (0) 2011.02.21
::: Berthillon:::  (0) 2010.11.20
::: Angelina :::  (1) 2010.10.30
::: Brasserie de l'Ile St Louis :::  (2) 2010.10.17
::: LA MAISON DU CHOCOLAT :::  (7) 2010.09.19
posted by isygo
2010. 10. 9. 23:37 Everyday Paris


파리에 가기 전...
지난 가을, 유독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이런 저런 스트레스와 쓸데없는 생각들이 많아져서... 결국 병원에까지 다녀왔었다.
새벽 4시만 되면 눈이 뜨였다. 정말, 벌떡 일어난다는게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아무런 졸리움이나 눈 비빔도 없이, 전기 스위치를 켜듯이 딸각. 하면서 깨어났었다.
파리에 와서, 럭키의 집에 이사오면서 부터 거짓말처럼 그 증상이 사라졌다.
우스개소리로 럭키가, 여기가 파리에서 지리학적으로나 풍수적으로 가장 좋은 동네라고 했는데, 그게 영 농담만은 아니었나보다.
옛날 파리 지도를 보여주며 왜 이 옆에 노틀담 성당이 있었겠냐면서 제법 납득이 가는 말을 했다.
기가 좋기 때문에 잠도 잘 오고, 영감이 풍부해질거라고- 그래서 너와 나 같은 아티스트들에게는 너무나 좋은 장소라고 했다.
자기 친구도 시인인데 가끔 잠을 못자면 자기네 집에 잠을 자러 온다고 까지 했다.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파리에서는... 정말 잘 잤다.

'Everyday Par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Lucky's House- my sweet room  (0) 2010.10.23
Paris Bakery  (2) 2010.10.10
튈르리 공원 그리고 관람차  (4) 2010.09.29
somewhere I miss...  (6) 2010.09.25
에펠 탑  (1) 2010.09.12
posted by isygo
2010. 10. 8. 00:25 ETC...

# 히야신스

히야신스 hyacinth

::: 백합과에 속하는 구조식물의 하나로 백, 분홍, 적, 자색 계통의 꽃이 방망이 모양처럼 됨.

 

볕 좋은 일요일 오후, 파리가 처음 시작된 시테섬으로 건너갔다. 기원전 3세기에는 작은 어촌이었을 이 곳이 지금은 1800개 이상의 명소와 157개의 미술관, 145개의 극장과 380개의 영화관이 있는,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의 심장부로서, 그 심장부의 가장 센터에 꽃시장이 형성되있다.

좌안에서 우안으로 건너다닐때 자주 봤던 플라워 마켓이었는데, 한번도 안쪽까지 들어가 본 적은 없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강가쪽까지 크고 작은 전나무를 진열해 놓았었다. 제일 작은 나무라도 하나 사보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번번이 미루다가 결국 크리스마스가 지나버렸다.

콩시에르주리(Conciergerie)건너편,  Pl Louis-Lepine 에 초록색 빛깔의 외벽을 한 큰 하우스 모양의 건물이 다 플라워 마켓이다.

1808년부터 시작된 이 꽃시장은 파리에서 아마도 가장 오래되고, 아마도 가장 큰 꽃시장이라고 한다.

몇일간 내려가 있던 기온이 올라서 그런지 다른 날보다 꽃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월요일빼고 매일 문을 여는데, 보통은 식물들과 간단한 정원 인테리어 소품들을 많이 팔고, 일요일에는 재주 부리는 새와 작은 물고기, 거북이 등등을 팔기도 한다.

작은 월귤나무, 허브, 서양란, 히야신스, 채 못팔고 남은 크리스마스 리스까지 다양한 꽃들이 각 상점의 가판대를 빼곡이 채우고 있었다.

몇 군데의 상점을 그냥 지나다가, 문득 파리에서 탐구생활 한 꼭지를 늘 차지하던 알뿌리 식물 키우기에 도전하고 싶었다.

방학때마다 가끔은 양파를, 가끔은 감자를, 가끔은 히야신스를 키웠었는데, 늘 뿌리가 통으로 썩어나가거나, 채 꽃이 피기도 전에 잎 끝이 누렇게 변했던 겨울 방학 숙제를 여기에서 만회해보고 싶었다.

뜬금없는 생각이었지만, 방안에 하나 정도 살아있는 식물을 두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통로 중간쯤, 인심좋아 보이는 아줌마가 서있는 꽃집에서 발을 멈췄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히야신스 하나를 집어 들으며 찬찬히 살펴보니, 이미 꽃이 핀 히야신스는 보라색으로 색이 고왔지만 너무 많이 개화되서 얼마 못가 다 질것 같았다.

아직 봉우리만 맺혀있고 꽃은 개화하지 않은 히야신스중에서 제일 봉우리가 많아 보이고 싱싱해보이는 녀석을 하나 골랐다.

샌드위치보다 저렴한 2.50유로... 동전을 세서 아줌마의 손바닥에 올려놓고, 하얀색 히야신스 하나를 받아들었다.

 

집에 가져와 조심조심 작은 그릇안에 담아놓고 하루 한번씩 물을 주면서 키워나갔다. 미미라는 이름도 붙여주었고, 잘 지내보자고 인사도 건넸다.

다음 날, 약 10개의 꽃봉오리가 터져 방 안가득 상큼한 향을 내뿜더니, 다음날에 또 다른 10개의 꽃봉오리가 톡.톡. 터지며 꽃을 피웠다.

그렇게 5일 정도가 지나자, 닫혀있던 모든 봉오리에서 눈부신 흰색 꽃들이 피어올랐고, 향기도 절정에 올랐다.

아침마다 책상에 앉아 코를 킁킁거리며 향을 음미했다. 음악을 들려주고 잎을 닦아주었던 아니었지만, 아침 저녁으로 인사를 해대고, 물을 주면서 지낸 지 10일.

미미는 점점 그 순백의 화이트빛을 잃어갔다. 처음 꽃봉오리를 터트릴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갈색으로, 갈색으로 변해갔고, 꽃 모양 그대로 버석하게 건조돼갔다.

물을 주고, 조금 더 따뜻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주고, 낮엔 볕이 잘 드는 곳에 두었는데도, 나의 보잘것 없는 노력탓인지, 어느 날 집에 돌아와보니 온통 갈색 꽃으로 이루어진 미미가 무거워진 꽃봉오리 가지끝을 노트북쪽으로 살짝 드리우고 있었다.

 

갈색으로 변해버린 미미를 그대로 버리진 못해, 계속 책상 한쪽, 가장 밝은 곳에 두고 서울에 올 때까지 말을 걸었다.

물론, 마지막 짐싸는 날- 미미는 가차없이 여러번 꿰어신었던 양말들과 함께 쓰레기통에 통째로 쳐박히고 말았지만, 방에서 혼자 히야신스를 기르며 소일거리 삼았던 10일동안은 친구가 없어도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시테섬 꽃시장에서 사온 작은 히야신스 화분 하나로- 열흘가량 혼자 놀았다.
방이 작아서, 꽃이 피면서 뿜어져 나오던 그 아련한 향기는 아직도 코끝에 머물러 있다.
지금이라도 양재동이나 서오릉 꽃시장에 가면 구할 수 있는 히야신스겠지만...
아마도 꽤 오랫 동안은 기억속에 남아있는 잔향의 추억만으로 만족해야겠다.



posted by isygo